금리인하 선 그은 파월…국내 증시 보합 출발 뒤 변동성 확대 예상 [증시 개장 전 꼭 알아야 할 5가지]

입력 2023-05-04 08:10   수정 2023-05-04 08:11



국내 증시는 4일 보합권에 출발 후 외국인 투자자 행보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간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이번이 마지막 금리인상일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미국 증시가 장 막판에 하락세로 마감했다.
■美 Fed 예상대로 금리 인상
미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연 4.75~5.00%에서 연 5.00~5.25%가 됐다. 연 3.5%인 한국 기준금리보다 1.50~1.75%포인트 높아졌다. 한·미 금리 역전 폭으로 사상 최대치다.

Fed는 지난해 3월부터 10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4회 연속 75bp씩 금리를 올리다 지난해 12월 50bp 인상으로 속도조절을 한 뒤 2월부터 이번까지 세 번 내리 베이비 스텝인 0.25bp 올렸다.

Fed는 이번 정책결정문에서 지난 3월 때와 동일하게 "경제 활동은 완만한 속도로 확장됐다"며 "몇 달 동안 일자리 증가도 견고하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상승했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계속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FOMC 결정문에선 '몇 번의 추가적인 긴축 정책'(some additional policy firming)이라고 표현한 데에서 몇 번의(some)라는 표현이 빠졌다. 또 3월 성명서에 등장했던 '예상(anticipate)'이라는 단어가 사라졌다. 3월엔 "긴축을 강화할 정책적 추가 조치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지만 이번엔 '예상'이란 단어를 뺐다. 시장에선 이를 두고 금리 인상 중단 신호로 해석했다.
■연내 금리 인하 선 그은 파월
시장의 기대와 달리 파월 Fed 의장은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아직 기준금리 동결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당분간 금리 인하 전환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간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시기를 묻는 질문에 "인플레이션은 안정이 되고 적절한 수준이 돼야 금리를 내릴 것"이라며 "빠르게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보는 게 우리 전망은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비주택시장의 인플레는 변화가 없다"며 "수요가 더 약해지고 고용시장이 더 냉각돼야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향후 기준금리는 들어오는 데이터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는 종전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금리 인상일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에 확답을 주지 않은 셈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 증시가 보합권 출발한 뒤 외국인 행보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상영 연구원은 "금리인하 기대를 약화시키는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미 증시가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며 "파월 의장이 향후 데이터 중 특히 신용 조건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날 기자회견 대부분이 지역 은행과 신용 여건 등에 대한 내용이었던 만큼 관련 우려가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준 점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위기를 둘러싼 불안감 여전
미국 서부 지역은행 팩웨스트 뱅코프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60% 가까이 폭락하는 등 미국 중소형 은행들의 위기감은 여전하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팩웨스트 뱅코프가 자본 조달 외에도 매각, 파산(breakup) 등 다양한 전략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회사 측은 매각도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인 입찰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고 보도했다.

이는 올해 3월 중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현재까지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미 중소은행 3곳이 무너진 가운데 나온 조치다. 다음 위기 타자로 팩웨스트 뱅코프가 급부상하고 있다. 팩웨스트 뱅코프가 향후 매각에 나서더라도 원매자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일부 매각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파월 의장도 간밤 기자회견에서 "(은행 위기와 관련해) 극심한 은행권 스트레스는 해결됐다"면서도 "중소형 은행들이 유동성을 더 확보하고 신용 여건을 긴축 시키려고 하는데, 그것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주요 기업들 실적 발표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 기업 중에는 이날 카카오, SK이노베이션 등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코스피200 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 약 70%의 기업이 이번주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앞서 미국 증시에선 반도체 기업 AMD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발표에도 현 분기에 대한 전망치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9% 이상 주가가 밀렸다.

간밤 장 마감 직후 실적을 발표한 퀄컴도 순이익이 17억400만달러로 전년 동기(29억3400만달러) 대비 42%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2억75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111억6400만달러) 대비 17% 줄었다.

애플은 현지시간으로 4일에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곧 발표될 애플 실적이 한국 정보기술(IT) 업종에 대한 기대감을 더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주요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진다면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IT주 투심 위축…변동성 장세 전망
국내 증시가 이날 변동성 장세를 펼쳐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5월 FOMC 결과를 비롯해 퀄컴의 부진한 실적, 팩웨스트 뱅코프 매각 저울질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퀄컴은 시간외 거래에서 6%대 주가 급락을 연출했는데, 향후 스마트폰 시장 부진 등으로 취약한 가이던스가 제시됐기 때문"이라면서 "퀄컴 주가가 급락은 국내 관련 IT주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5월 FOMC 결과와 미국 중소형 은행 위기 경계감 등 이날 국내 증시는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SK이노베이션, 두산에너빌리티 등 개별 실적 이슈에 따라 종목별 주가 흐름은 상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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